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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/축구장 정보

산 시로(San Siro)

이탈리아 축구의 거인 형제라 할 수 있는 AC밀란(AC Milan), 인터밀란(Iiter Milan) 두 팀이 함께 쓰는 경기장인 산 시로 스타디움은 그 화려한 입주자 덕에 유럽 축구의 가장 화려한 순간들을 많이 경험한 경기장이기도 하다.

 

이탈리아 북부의 상공업 도시 밀라노의 산 시로 지역에 1925년 지어진 산시로 스타디움은 8만 명이 들어갈 수 있는 메머드급 경기장이다. 다소 시내에선 떨어져 있기에, 밀라노 시내와 지하철 역에서 무료 셔틀 버스가 운행하곤 한다.

 

산 시로 하면 가장 자주 언급되는 부분은 바로 잔디이다. 산 시로 스타디움은 끊임없이 개보수를 거치는 과정에서 경기장 모양이 다소 기형적인 형태를 띄게 되었고, 또한 붉은색으로 상징되는 경기장 위의 지붕은 아예 햇볕을 막아버리는 크기로 설계되었다.

 

 

(산 시로(San Siro/밀라노, 이탈리아)

 

이 때문에 산 시로의 잔디는 햇볕을 거의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. 천연 잔디는 성장과 유지를 위해선 적절한 일조량이 필수인 탓에 산 시로 스타디움에선 천연 잔디가 얼마 견디지 못하고 죽게 되었고, 이 때문에 산 시로 스타디움은 잔디를 일년에도 수십 차례씩 갈아 엎는 것으로 유명하다. 또한 잔디가 항상 습한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에, 원정팀들은 적응에 애를 먹을 수 밖에 없고 이로인해 패배한 원정팀에게 변명거리와 불만을 불러일으켰다. 결국 매번 잔디를 갈아 치우는데 쓰이는 비용에 진저리가 난 AC밀란, 인티멀린 두 구단과 밀라노 시에서는 한 때 인조 잔디를 깔기도 했으나, 선수들의 불만에 다시 천연 잔디로 복귀, 현재도 매번 잔디 문제로 엄청난 예산을 들이고 있다.

 

원래 산 시로 스타디움이라고 불리던 이 경기장은 1980년, 인터밀란과 AC밀란 두 구단에서 모두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이탈리아의 축구 영웅 쥬세페 메아짜(Giuseppe Meazza)의 이름을 따 쥬세페 메이짜 스타디움으로 명칭이 공식적으로 변경되었다. 주세페 메이짜는 1934년, 1938년 이탈리아가 월드컵 2연패를 달성할 때 주축 선수였으며, 30년대와 40년대에 걸쳐 인터밀란과 AC밀란을 오가며 뛰어난 활약을 펼친 공격수였다. 하지만 그는 인터밀란에서는 401경기, AC밀란에선 37경기를 뛰었기에 인터밀란 팬들에게 더 사랑받는 존재이고, 이 때문에 인터밀란의 팬들은 대개 쥬세페 메아짜 스타디움이라고 부르는 반면 여전히 AC밀란의 팬들은 경기장을 산 시로 스타디움이라고 부르곤 한다. 이렇듯 밀란의 라이벌 두 구단이 쓰는 산 시로 스타디움은 그 이름에서까지 라이벌 의식을 엿볼 수 있으며, 매년 양 팀의 평균 관중 수는 늘 비교 대상이 되어 팬들간의 자존심이 걸린 토픽이 되곤 한다.

 

 

 

이글은 축구에 관한 모든것 -1 스타디움편에 속한 글입니다.